도계M매거진-01호 목록 > 2024년 상반기 미디어교육 후기 < 7 >


글 | 유연태 - 수요시네마 수업 수료생
2024년 10월말 즈음 도계읍내를 오가다 수요시네마 프로그램를 홍보하는 현수막을 보았다. “어, 저 영화 다시 보고 싶었었는데 !!” 현수막의 영화상영 목록에서 <8월의 크리스마스>가 눈에 들어왔다. 영화 목록에는 과거에 한두번 봤던 영화도 있었고 제목조차 생경한 것들도 있었다. 예전 영화들이라 이제는 일반 상영관에서 볼 수 없고 TV나 OTT서비스를 통해서만 볼 수 있는 것들이었다.

큰 화면으로 영화 보는 것을 좋아한다. 티비나 컴퓨터의 작고 답답한 화면이 아니라 영화관 대형 스크린으로 볼 때의 시야가 넓어지는 그 맛을 다들 알 것이다. 영화관의 반강제적 관람 여건도 선호한다. 집에서 영화를 보면 방해 요인들이 많다. 전화나 문자, 간식, 다른 볼일이나 할 일이 생기기도 한다. 중간에 정지 버튼을 누를 일들이 부지기수다. 이런저런 와중에 영화를 끝까지 못 보기도 한다. 영화관에서는 좋으나 싫으나 엔딩 크레딧(이 단어가 생각이 나지 않아 검색의 도움을 받아야 했다. 어디서 들어는 보았는데 내가 사용해 보기는 처음인 듯 하다)이 올라가고 불이 들어올 때까지는 스크린을 보고 있을 수밖에 없다. 사방은 어둡고 주변엔 영화를 보러 온 사람들뿐이라 중도에 영화를 안 보는 수고를 내기가 여간 어려운 게 아니다.
수요시네마 프로그램은 참여자들이 함께 영화를 관람한 후에 해당 영화에 관한 설명을 듣고 이야기를 나누는 방식으로 진행이 되었다. 일반 영화관에서처럼 영화를 보고 각자의 집으로 돌아갔다면 관람자 개인의 감상으로만 남았을 텐데 설명을 듣고 소감까지 나누게 되니 영화가 좀 더 가깝게 다가오고 다른 시각까지 접할 수 있었다. 더구나 영화를 해설해 주시는 분이 영화를 직접 만드는 영화감독님이셔서 영화 현장에 대한 궁금증, 호기심도 충족할 수가 있었다. 지금 여기 아니면 언제 이런 호사를 누릴 수 있을까 하는 마음이 프로그램에 참여할 때마다 들었다.

지방 소도시나 시골지역은 일상에서 문화예술을 접할 기회가 많지 않다. 공연이나 전시, 강연을 보려면 이동시간과 비용을 감수하고 산 넘고 물 건너 도시까지 나가야 한다. 그런데 (도계미디어센터가 오픈한 시기 기재) 인구 8~9,000명대의 읍단위 지역에 영상교육전문기관인 미디어센터가 들어섰다. 도계읍이 폐광지역이 아니었다면 가능했겠는가 말이다. 도계 주민들은 미디어센터를 언덕 위의 건물로 그냥 세워 두면 안 된다. 마르고 닳도록 드나들고 이용해서 뽕을 뽑아야 하는 거 아닐까? 그런 와중에 매주 수요일 영화를 관람하고 전문가와 함께 이야기를 나누는 프로그램을 운영한단다. 영화에 관심 있는 주민들과 학생들이 엄청 몰리지 않을까? 내가 참여할 자리가 있을까?
별다른 문화예술 프로그램이 없다 보니 주민들이 수요시네마와 같은 기획에 목말라 있으리라 생각했다. 그러나 막상 “여기 밥상을 차려놓았으니 오셔서 퍼뜩 식사들 하세요” 라고 외쳐도, 국이 다 식어가는데도 식사하러 오는 사람이 많지는 않았다. 행사나 축제 때 오는 가수에게는 열광하는데 영화에는 관심이 없으신 걸까? 주민들이 도계미디어센터에 기대하는 것은 무엇이고 어떻게 참여하고 싶은 걸까?

차모임을 하는 주민 몇 분과 영화감상 모임을 준비하고 있었기에 5명 정도가 수요시네마 프로그램에 참여하였다. 3회차부터 참여했고 도계미디어센터 다른 프로그램에 참여했던 주민들이 수요시네마 시작부터 함께하고 계셨다. 10명 내외의 소규모 인원으로 진행된 수요시네마는 영화를 좋아하는 분도 몇 분 있었지만 영화는 어렵고 잘 모르겠다는 분, 감상을 나누는 것이 익숙치 않은 분, 영화 관람의 경험이 많지 않은 분, 영화에 대해 관심이 없던 분 등 시골 읍내의 평범한 주민들의 참여로 이루어졌다.
매주 수요시네마를 진행해 주신 김진유 감독님은 이야기를 다 나누고 프로그램을 마칠 때면 “여러분도 할 수 있습니다.” 라는 말을 잊지 않고 해주셨다. 영화를 잘 모르는 우리 같은 사람도 영화를 만들 수 있단 말인가? 알 것도 같고 모를 것도 같은 감독님의 그 말은 어떤 의도와 의미였을까?
한때 회자되었던 광고 문구처럼 참 좋은데, 주민들에게 참 좋은데 그 좋음을 어떻게 알리고 전할 수 있을지....수요시네마가, 도계미디어센터가 주민들에게 좀 더 가까이 다가가고 친숙한 곳이 되기를 기대해 본다.
글 | 유연태 편집 | 도계미디어센터 사진・영상촬영 | 도계미디어센터 ⓒ 도계미디어센터
도계M매거진-01호 목록 > 2024년 상반기 미디어교육 후기 < 7 >
글 | 유연태 - 수요시네마 수업 수료생
2024년 10월말 즈음 도계읍내를 오가다 수요시네마 프로그램를 홍보하는 현수막을 보았다. “어, 저 영화 다시 보고 싶었었는데 !!” 현수막의 영화상영 목록에서 <8월의 크리스마스>가 눈에 들어왔다. 영화 목록에는 과거에 한두번 봤던 영화도 있었고 제목조차 생경한 것들도 있었다. 예전 영화들이라 이제는 일반 상영관에서 볼 수 없고 TV나 OTT서비스를 통해서만 볼 수 있는 것들이었다.
큰 화면으로 영화 보는 것을 좋아한다. 티비나 컴퓨터의 작고 답답한 화면이 아니라 영화관 대형 스크린으로 볼 때의 시야가 넓어지는 그 맛을 다들 알 것이다. 영화관의 반강제적 관람 여건도 선호한다. 집에서 영화를 보면 방해 요인들이 많다. 전화나 문자, 간식, 다른 볼일이나 할 일이 생기기도 한다. 중간에 정지 버튼을 누를 일들이 부지기수다. 이런저런 와중에 영화를 끝까지 못 보기도 한다. 영화관에서는 좋으나 싫으나 엔딩 크레딧(이 단어가 생각이 나지 않아 검색의 도움을 받아야 했다. 어디서 들어는 보았는데 내가 사용해 보기는 처음인 듯 하다)이 올라가고 불이 들어올 때까지는 스크린을 보고 있을 수밖에 없다. 사방은 어둡고 주변엔 영화를 보러 온 사람들뿐이라 중도에 영화를 안 보는 수고를 내기가 여간 어려운 게 아니다.
수요시네마 프로그램은 참여자들이 함께 영화를 관람한 후에 해당 영화에 관한 설명을 듣고 이야기를 나누는 방식으로 진행이 되었다. 일반 영화관에서처럼 영화를 보고 각자의 집으로 돌아갔다면 관람자 개인의 감상으로만 남았을 텐데 설명을 듣고 소감까지 나누게 되니 영화가 좀 더 가깝게 다가오고 다른 시각까지 접할 수 있었다. 더구나 영화를 해설해 주시는 분이 영화를 직접 만드는 영화감독님이셔서 영화 현장에 대한 궁금증, 호기심도 충족할 수가 있었다. 지금 여기 아니면 언제 이런 호사를 누릴 수 있을까 하는 마음이 프로그램에 참여할 때마다 들었다.
지방 소도시나 시골지역은 일상에서 문화예술을 접할 기회가 많지 않다. 공연이나 전시, 강연을 보려면 이동시간과 비용을 감수하고 산 넘고 물 건너 도시까지 나가야 한다. 그런데 (도계미디어센터가 오픈한 시기 기재) 인구 8~9,000명대의 읍단위 지역에 영상교육전문기관인 미디어센터가 들어섰다. 도계읍이 폐광지역이 아니었다면 가능했겠는가 말이다. 도계 주민들은 미디어센터를 언덕 위의 건물로 그냥 세워 두면 안 된다. 마르고 닳도록 드나들고 이용해서 뽕을 뽑아야 하는 거 아닐까? 그런 와중에 매주 수요일 영화를 관람하고 전문가와 함께 이야기를 나누는 프로그램을 운영한단다. 영화에 관심 있는 주민들과 학생들이 엄청 몰리지 않을까? 내가 참여할 자리가 있을까?
별다른 문화예술 프로그램이 없다 보니 주민들이 수요시네마와 같은 기획에 목말라 있으리라 생각했다. 그러나 막상 “여기 밥상을 차려놓았으니 오셔서 퍼뜩 식사들 하세요” 라고 외쳐도, 국이 다 식어가는데도 식사하러 오는 사람이 많지는 않았다. 행사나 축제 때 오는 가수에게는 열광하는데 영화에는 관심이 없으신 걸까? 주민들이 도계미디어센터에 기대하는 것은 무엇이고 어떻게 참여하고 싶은 걸까?
차모임을 하는 주민 몇 분과 영화감상 모임을 준비하고 있었기에 5명 정도가 수요시네마 프로그램에 참여하였다. 3회차부터 참여했고 도계미디어센터 다른 프로그램에 참여했던 주민들이 수요시네마 시작부터 함께하고 계셨다. 10명 내외의 소규모 인원으로 진행된 수요시네마는 영화를 좋아하는 분도 몇 분 있었지만 영화는 어렵고 잘 모르겠다는 분, 감상을 나누는 것이 익숙치 않은 분, 영화 관람의 경험이 많지 않은 분, 영화에 대해 관심이 없던 분 등 시골 읍내의 평범한 주민들의 참여로 이루어졌다.
매주 수요시네마를 진행해 주신 김진유 감독님은 이야기를 다 나누고 프로그램을 마칠 때면 “여러분도 할 수 있습니다.” 라는 말을 잊지 않고 해주셨다. 영화를 잘 모르는 우리 같은 사람도 영화를 만들 수 있단 말인가? 알 것도 같고 모를 것도 같은 감독님의 그 말은 어떤 의도와 의미였을까?
한때 회자되었던 광고 문구처럼 참 좋은데, 주민들에게 참 좋은데 그 좋음을 어떻게 알리고 전할 수 있을지....수요시네마가, 도계미디어센터가 주민들에게 좀 더 가까이 다가가고 친숙한 곳이 되기를 기대해 본다.
글 | 유연태 편집 | 도계미디어센터 사진・영상촬영 | 도계미디어센터 ⓒ 도계미디어센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