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래 인터뷰는 2023년 7월부터 10월까지 도계미디어센터 시범프로그램으로 진행된 ‘탄광기록 프로젝트’에 참여한 양지영 작가가 만난 도계 주민들의 녹음파일을 정리한 내용입니다.
탄광기록프로젝트 인터뷰 두번째 : 김옥녀
1944년생 / 도계읍 차구리 출생
사람이 강해지더라니까. 일이 힘들고 돈이 없이 더 강해져. 시집을 스무살(66년경)에 갔거든. 경북 남정 거기 살았어. 조금 살다가 서울 암사동에 거기 가서 2년 살다가 도계로 왔지. 몇 살에 왔냐? 한 서른살(76년경)이 왔나. 살기 위해서 여기 들어왔지. 우리 아저씨가 이무소(임업소) 댕겼는데 돈 4만 5천원 가지고 못 살잖아. 그거 가지고 우리 식구가 여섯이니까 못 살지. 그래가지고 서른 일곱살부터 선탄부를 들어갔지. 석공 하청서 한 12년 했나. 구체적으로 말하지면 이렇게 한다고. 항내에서 탄캐서 이제 전차 끌고 나와. 끌고 나오면 우리가 이제 막 밀어가지고 둘러 부어. 둘러 부어가지고는 우리가 삽으로 막 막 퍼내. 그럼 둘이 맞붙어가지고 이짝에 아줌마 서고 나도 서고 이제 서면 이짝도 돌 골리고. 5명이 한 조지. 하나는 구라시 밑에 들어가고 선탄에 둘이 붙고 위에 둘이 붙고 이래. 그래가지고 공차를 150개 대라 하면 죽을똥 살똥 밥 먹을 시간도 없어. 이 덩어리가 뭐 같나 하면 소 똥 싸지요 소 똥 싼거. 땀이 나면 여기 덩어리가 그만큼 탄가루 묻어. 그러면 이게 마스크도 없어. 마스크도 없이 그냥 일하고 다 얼굴이 시커멓지 서로 쳐다보며 웃지 입만 하예. 그렇게 일했어 우리가.
진짜 뼈빠지게 했다. 우리는 아이고 말도 하지 마라. 진짜 그러면 눈깔이 더 반들반들해져. 사람이 강해지더라니까. 일이 힘들고 돈이 없이 더 강해져. 눈이 끄지버리해지면 누가 언니 밥을 주나 진짜 그렇다니. |
요즘에는 사는게 누워 팥떡 먹기야. 고마 망고 땡이야.
여기가 부엌이고 이게 거실이야. 저짝 뒤로는 물이 이고 들어오고 저기가 부엌이야. 오십천에 물이 이리 나오는 게 있어 그걸 길어다 먹고. 빨래 모아 가지고 거기(오십천)가 빨래 다 해가지고 오고 그래 살았어. 여기 처음에는 물이 없었어. 사는게 엄청 힘들었고 고달프게 살았어. 요즘에는 사는게 누워 팥떡 먹기야. 고마 망고 땡이야. 우리 고생했는거 생각하면 말도 못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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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미 쌀 80kg 타가지고 여섯 식구 먹어야지. 쌀 조금 팔아가지고 반찬도 조금 사고 김치 사고. 식구가 여섯이잖아요. 도시락 다 싸주고 나면 나는 김치 대가리 이런 거 싸가지고 가서 먹고 이랬지. 딴 집 엄마들이 부러웠지. 왜냐면 우리 영감이 (퇴근하면) 빈 도시락 들고 와서 휙 던져놓고 가. 나는 밥하기 바쁘잖아. 영감이 불멍은 떼놔야지. 근데 우리 영감은 술 되게 좋아하니까 저기 가서 술 먹고 있다고. 나는 물길어 오고 쌀 씻어 앉히고 뭐 김치라도 좀 후떡거려 먹어야지 바쁘지 뭐. 이래 해가지고 지어 놓으면 또 우리 영감도 술을 먹어 놓고 나한테 시비를 걸어. 나는 그냥 밥 안 먹고 찍찍 울면 또 (우리 영감은) 저짝 방에 희떡 누워 있어. 그럼 우리 큰딸 와서 설거지 막 하고 이래가지고 또 아침에 일어나 또 밥 해가지고 도시락 싸가지고 이랬다니까. 그 심정을 누가 알겠어. 누구든지 모를 거야. 아이고 우리 큰딸아가 고생 많이 했지. 그 생각하면 마음이 찡해. 부모가 새끼를 낳아가지고 그렇게 일을 그래 시키는게 어딨노 그래. |
도계 M매거진 Vol. 0 글 | 양지영 편집 | 도계미디어센터 ⓒ도계미디어센터 |